삼성 창업자 故이병철이 죽음을 앞두고 남긴 의문 24가지
잠자던 질문이 눈을 떴다. 무려 24년 만이다.
삼성의 창업주 故이병철 회장이 타계하기 한 달 전에 천주교 신부에게 내밀었던 종교적 물음이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故이병철 회장이 던진 24개의 질문은 a4용지 다섯 장에 빼곡히 적혀 있었다. 신이 존재한다면 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가? 라는 첫 물음부터 지구의 종말은 오는가? 라는 마지막 물음까지, 경제계의 거목이 던졌던 종교적 질문에는 한 인간의 깊은 고뇌가 녹아 있다. 그 고뇌는 오늘을 사는 우리 종교적 물음을 정면으로 관통한다.
이 질문지는 1987년 '천주교의 마당발'로 통하던 절두산 성당의 故박희봉 신부에게 전해졌고, 박 신부는 이를 가톨릭계의 대표적 석학인 정의채 몬시뇰에게 건넸다. 정 몬시뇰은 답변을 준비했고, 조만간 이 회장을 직접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다 이 회장의 건강이 악화됐다. 건강이 좀 회복되면 만나자는 연락이 왔지만, 이 회장은 폐암으로 한 달 후에 타계하고 말았다. 문답의 자리는 무산됐다. 정 몬시뇰은 20년 넘게 질문지를 간직했다. 그러다가 2년 전 제자인 차동엽 신부에게 질문지가 들어갔다. 차 신부가 여기에 답을 준비했다. 그 답을 모아 연말에 '잊혀진 질문'이란 책을 낸다.

다음은 故이병철 회장의 마지막 24가지의 질문이다.
1.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신은 왜 자신의 존재를 똑똑히 드러내 보이지 않는가?
2. 신은 우주만물의 창조주라는데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
3. 생물학자들은 인간도 오랜 진화과정의 산물이라고 하는데, 신의 인간창조와 어떻게 다른가? 인간이나 생물도 진화의 산물 아닌가?
4. 언젠가 생명의 합성, 무병장수의 시대도 가능할 것 같다. 이처럼 과학의 끝없이 발달하면 신의 존재도 부인되는 것이 아닌가?
5. 신이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6. 신은 왜 스탈린이나 히틀러 같은 악인을 만들었나?
7. 예수는 우리의 죄를 대신 속죄하기 위해 죽었다는데, 우리의 죄란 무엇인가? 왜 우리로 하여금 죄를 짓게 내버려 두었는가?
8. 성경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그것이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9. 종교란 무엇인가? 왜 인간에게 필요한가?
10. 영혼이란 무엇인가?
11. 종교의 종류와 특징은 무엇인가?
12. 천주교를 믿지 않고는 천국에 갈 수 없는가? 무종교인, 무신론자, 타종교인들 중에도 착한 사람이 이들은 죽어서 어디로 가는가?
13. 종교의 목적은 모두 착하게 사는 것인데 왜 천주교만 제일이고 다른 종교는 이단시하나?
14. 인간이 죽은 후에 영혼은 죽지 않고, 천국이나 지옥으로 간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15. 신앙이 없어도 부귀를 누리고, 악인 중에도 부괴와 안락을 누리는 사람이 많은데 신의 교훈은 무엇인가?
16. 성경은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을 약대(낙타)가 바늘구멍을 들어가는 것에 비유했는데, 부자는 악인이란 말인가?
17. 이태리 같은 나라는 국민의 99%가 천주교도인데 사회혼란과 범죄가 왜 그리 많으며 세계의 모범국이 되지 못하는가?
18. 신앙인은 때때로 광인처럼 되는데 공산당원이 공산주의에 미치는 것과 어떻게 다른가?
19. 천주교와 공산주의는 상극이라고 하는데 천주교도가 많은 나라들이 왜 공산국이 되었나?
20. 우리나라는 두 집 건너 교회가 있고 신자도 많은데 사회범죄와 시련이 왜 그리 많은가?
21. 로마 교황의 결정엔 잘못이 없다는데 그도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독선이 가능한가?
22. 신부(수녀)는 어떤 사람인가? 왜 독신인가?
23. 천주교의 어떤 단체는 기업주를 착취자로 근로자를 착취당하는 자로 단정, 기업의 분열과 파괴를 조장하는 자본주의 체제와 미덕을 부인하는 것인가?
24. 지구의 종말은 오는가?
故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대한 차동엽 신부의 대답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news.joins.com/article/6916929
[j Story] 인간 이병철 “신이 있다면 자신의 존재 왜 드러내지 않나”
잠자던 질문이 눈을 떴다. 무려 24년 만이다. 삼성의 창업주 고(故) 이병철(1910~87) 회장이 타계하기 한 달 전에 천주교 신부에게 내밀었던 종교적 물음이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24개의 질문은 A4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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